MAGAZINE / TREND
2019. 09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여가를 디자인하다
여가를 제안하는 기업과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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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더 다양해진 선택지에서 고객이 무엇을 선택할지 공감하는 새로운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
나조차도 모르는 내 마음, 건강 상태까지 기업이 찰떡같이 알아채고 여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취향에 맞는 여가 생활 추천하기
세상에 10만 가지 종류의 맛있는 초콜릿이 있다면, 그 가운데 내 취향에 맞는 초콜릿은 열 가지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찾아 직접 맛보기에는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수백 가지 초콜릿 가운데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게 된다. 이럴 때 누가 “당신의 취향은 땅콩이 든 초콜릿입니다”라고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선택 대상이 너무 많아서 판단이 흐려지는 것을 데이터 스모그Data Smog라고 부르며, 이는 고객 입장에서 선택이 어렵다는 통점Pain Point을 안겨준다. 해결책을 찾아 보면 어떤 것이 있을까? 쉬나 아이엔가Sheena Iyengar 교수는 “고객은 선택지가 많을 때가 아니라 선택지가 적을 때 선택을 더 잘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더 적은 선택지, 즉 고객별 맞춤 선택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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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어 단숨에 큰 성공을 거뒀다. 사진은 2018년 8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신작 발표회에서 연설을 하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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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 음악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 1위의 음원 스트리밍업체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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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뮤직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무슨 음악을 듣고 싶습니까?”라고 묻는 대신
“이 음악 가운데 골라보세요”라는 선택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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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감상 패턴과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잘 추천하려면 세상에 어떤 음악이 있는지 알아야 하고, 각 이용자가 어떤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스포티파이의 인공지능은 전 세계 음악을 모두 수집해 음악에 관한 모든 요소를 분석한다.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많이 듣는지, 어떤 음악에 금세 싫증 내는지, 어떤 시간에 어떤 음악을 듣는지 재생 정보도 수집한다. 한 손에는 음악 빅데이터를, 다른 한 손에는 이용자 빅데이터를 들고 음악을 맞춤 추천한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음악 추천 서비스를 통해 단숨에 세계 1위의 음원 스트리밍업체로 성장했다. 2018년 말 기준 1억 9000만 명의 회원 중 유료 사용자가 8700만 명이라 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기업 전략의 합작품
영화 추천으로 세계 1인자는 ‘넷플릭스Netflix’다. 넷플릭스도 “무슨 영화를 보고 싶습니까?”라고 묻는 대신 “이 영화 가운데 골라보세요”라고 선택안을 제시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의 1억1700만 명에게 언제 어디서나 TV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시청 패턴을 분석해 로그인 시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첫 화면에 보여주며, 신작뿐 아니라 숨은 명작도 함께 추천한다. 넷플릭스 이용자 가운데 75%는 넷플릭스가 추천한 영화를 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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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매치Cine Match 서비스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과 첨단 통계 기법을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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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과 B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과의 상관관계 분석, 시청 패턴 분석, 평점 분석을 통해 개인의 영화 취향을 철저하게 분석해 추천한다. 심지어 콘텐츠의 얼굴에 해당하는 포스터도 회원의 취향에 맞춰 화면에 나온다. 영화별로 하나의 대표 이미지를 사용하는 일반적 관례와 달리 넷플릭스는 하나의 영상을 회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자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특정 시간대에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을 사용한다는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라는 것은 취향을 저격하는 기업이 돈을 가장 잘 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단 외국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도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그중 하나가 인공지능 기반의 국내 스타일테크Style Tech 분야다. 스타일테크는 패션ㆍ뷰티ㆍ리빙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가상환경VR 등 첨

단 IT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창출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 스타일테크를 육성하기 위한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그재그’는 패션 검색 포털로, 동대문 의류업체나 의류 쇼핑몰을 등록해 빅데이터 AI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상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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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앱은 여성 패션몰을 한 번에 보여주며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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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는 인공지능으로 소비자의 성향 패턴을 16개로 분석해
그 성향에 맞는 쇼핑몰과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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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옵션을 정제하고 가장 알맞은 옵션을 제공하는 것, 첫 화면을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제공하는 것, 바로 취향을 저격하는 서비스라 할 것이다.
내 건강을 나보다 더 잘 알고, 관리하기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롭게 분석하게 된 것은 고객의 취향뿐만이 아니다. 고객의 건강을 지켜주는 빅데이터 역시 각광받고 있다. 건강 수명을 기대 수명만큼 높이려면 매일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4차 산업 기술은 신체 활동을 데이터로 관리해 더 적게 먹고 더 많이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세계에서 성공한 건강관리 앱 중 하나인 ‘눔 코치’는 목표 체중에 도달하도록 코칭해주는 앱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섬세하게 알려주는 이 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으로 목표 체중을 설정하고 관리해준다. 일반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는 한 사람의 코치가 30명 이상을 코칭하기 어려운데 인공지능 덕분에 최대 270명까지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헬스케어 웨어러블Wearable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그 대표 주자가 바로 ‘핏비트Fitbit’와 ‘애플 워치Apple Watch’다. 건강관리 웨어러블 시장을 만들어낸 핏비트는 10년 동안 전 세계 78개국에서 2500만 명에게 7000만 개가 판매되었다.

이를 모방해 저가 공세를 펴는 샤오미가 장악한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핏비트가 세계 1위다. 핏비트를 손목에 착용하면 칼로리 소모량, 걸음 수, 이동 거리, 수면 시간, 심박수 등을 측정하고 기록해준다.

핏비트가 전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주요 이유는 친구들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친한 친구들과 앱에서 그룹을 만들어 매일 서로의 걸음 수를 확인하고 누가 더 많이 걷는지 경쟁할 수 있다. 몸무게 감량, 걸음 수 달성 등의 데이터로 목표를 이루면 보상으로 배지를 주는데, 동기부여가 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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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는 건강과 IT를 결합한 웨어러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WDC2019(세계개발자대회 2019)에서 애플 개발자 헤일리 앨런(Haley Allen)이 애플 워치를 통해 음성 메모를 녹음하는 모습.
핏비트의 경쟁 상대인 애플 워치는 시계, 문자, 전화, 음성인식 비서, 건강관리 기능을 모두 갖춘 스마트 시계다. 애플 워치도 핏비트와 마찬가지로 활동량을 트래킹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카디오그램Cardiogram’과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는 애플 워치 사용자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단 연구를 수행했다. 심장박동수 등 수집된 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으로 진단한 결과 462명이 당뇨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당뇨 진단의 정확도는 85%였고, 그 외 검사의 정확도는 비정상 심장박동 97%, 고혈압 82%, 수면 장애 90%였다. 애플 워치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진단의 범위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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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강관리 웨어러블 기계들과 더불어 간단한 의료 지식을 검색하고
원격 상담 서비스를 받는 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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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의학 전문 기자 출신인 신재원 대표는 아이가 열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열나요’ 앱을 개발했다. 나이ㆍ몸무게ㆍ성별 등을 설정하고 시간마다 체온을 입력하면 빅데이터로 어떤 해열제를 언제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 교차 복용 가능한 해열제는 무엇인지, 병원에 가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인지 등을 알려준다. 해열제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는 부모도 아이의 상태를 기입한 다음 의학적 조언을 토대로 지혜롭게 열을 관리할 수 있다. 아이가 아파 마음 졸이는 부모에게 큰 힘이 되어 출시 3년 만에 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고 25만 명이 다운로드했다. 회원들이 실시간으로 입력한 체온, 증상, 예방접종, 해열제 정보 등 빅데이터가 많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기 전에 이미 열 관련 유행성 질병을 먼저 인지할 정도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주치의는 필요하다.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주는 춘위이성春雨医生’이라는 중국의 모바일 서비스는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해 누적 이용자가 9000만 명을 넘어섰고, 등록된 의사만 50만 명이다. 환자가 증상을 올리면 3분 이내에 의사와 연결하고 관련된 정보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제공한다.
4차 산업혁명 이후 기업 서비스의 중심
건강한 당신의 여가 생활에는 음악이 있고, 패션이 있고, 영화가 있다. 그리고 당신의 여가생활에는 이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고객의 취향과 건강을 저격하는 기업의 바탕에는 좋은 데이터가 있다. 세계 1위 기업들은 좋은 데이터를 축적, 관리, 분석하는 역량이 탁월하다. 데이터 이면에 있는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읽는 통찰력이 뛰어나고, 이를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구현하는 역량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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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엄청난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기업이 세상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활용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 세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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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데이터를 쌓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지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이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고객별 취향 저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앞서나가고 있다. 우리가 선택하는 기업은 양질의 데이터를 쌓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고객의 취향을 저격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여기에 기업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윤정원 기업 교육과 CEO 비즈니스 전문가이자 이노핏파트너스 CEO,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특임교수.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기업의 리더들에게 미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를 설계ㆍ운영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끌리는 것들의 비밀: 팔리는 상품, 서비스, 공간에 숨은 8가지 법칙>, <에듀솔빙: 기업의 운명을 바꾸다> 등이 있다.
글. 윤정원 이노핏파트너스 CEO,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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