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INFOMATION
2019. 09
2019
트렌드의 핵심
인생을 위한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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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85세까지 생존할 경우 순수 여가 시간이 무려 11만 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25세에 취직해 60세에 은퇴할 경우 일하는 데 쓴 시간이 8만 시간이라고 하니, 그보다 더 긴 시간이 은퇴 후에 기다리고 있다. 그간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온전한 휴식도 좋지만, 여가는 단순히 쉼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 여가를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나나랜드,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
여가 활동은 삶의 행복에서 과연 어떤 의미일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설문 중 일과 여가의 비중에 관한 질문에서 “여가에 더 집중한다”고 밝힌 25.9%의 응답자가 10점 만점에 7.1점의 행복 수준을 보였다. 일과 여가 생활의 균형을 이룬다는 37.3%의 응답자는 6.9점, 일에 더 집중한다는 응답자는 6.6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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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에 집중할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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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과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여가는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만화 캐릭터에 심취한 남자 배우, 네일 아트 자격증을 따고 틈만 나면 가족의 손톱을 물들이는 남자 등 독특한 여가 활동을 조명한 <나나랜드>라는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나나랜드’는 올해 유행을 예측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등장한 단어로, ‘나의 기준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을 뜻한다. 그들은 세상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진정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추구하며 살아간다. <나나랜드> 속 출연진처럼,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의 취향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게 요즘 방식이다. 나이와 성별 등을 기준으로 취향을 한정하지도 않는다.
은퇴 후 11만 시간,
1막보다 긴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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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에 취직해 60세에 은퇴할 경우 직장 생활은 35년.
하루 8시간, 월 25일 근무를 기준으로 하면 8만 시간을 일하는 데 쓴다.
퇴직 후에는? 은퇴 후 85세까지 생존할 경우 인생에 남은 시간은
22만 시간25년×365일×24시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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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11만 시간에는 여가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진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은퇴 후 시간 구성’에 따르면 수면, 식사 등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필수 시간, 질병으로 누워 지내는 와병 시간 등을 제외할 경우 순수 여가 시간은 약 11만 시간이 된다.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은퇴 후에 주어지는 것이다. 은퇴는 물러남을 뜻함과 동시에 그야말로 ‘다시 시작’이다. 따라서 새로운 삶을 위한 ‘리셋’이 필요하다.

그런데 은퇴 후의 여가 생활을 제대로 준비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2015년에 작성한 ‘60세 이상 고령자의 소극적 여가시간과 적극적 여가시간 배분’ 표에 따르면 60세 이상은 대부분의 시간을 소극적 여가 활동에 쓰고 있다. 소극적 여가시간 중에서도 ‘TV 시청(실시간 방송 보기)’이 1위고, ‘아무것도 안하고 쉼‘이 2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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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가에 대한 준비 없이 은퇴를 맞은 이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는다. 사회생활의 인간관계는 은퇴 후 대부분 위축되고 단절된다. 하던 일을 빼앗기거나 손에서 놓은 이들은 자신의 효용성이 사라졌다는 불안감에 자존감마저 떨어진다. 그로 인해 은퇴 후 우울증을 앓는 사례도 많다. 여가 활동은 이러한 은퇴자가 건강하게 인생 2막을 여는 조력자가 된다.
여가 활동은 은퇴자의
삶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조력자
여가 활동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회복해준다. 과거의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대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보완하고 확대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역 공동체 활동이나 동호회, 사교 모임 등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여가 활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등산과 산책, 스포츠 활동이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러한 신체 활동은 우울감과 무기력감에서도 벗어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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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의미있는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은퇴자는 여전히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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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쌓아온 직무 능력을 활용해 제2의 직업을 찾거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인생 노하우’를 펼친다면 삶의 지혜를 다음 세대와 나누는 것은 물론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은퇴 후 여가를 자기 계발과 성취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배우고 싶던 기술이나 공부, 취미 활동을 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면 인생의 보람도 커진다.

노년의 자기 계발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호서대 설립자이자 명예총장인 고 강석규 박사로, 그는 95세에 어학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강 박사는 95세에 남긴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에서 “65세 후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해 허송세월했다”며, “105세가 되어 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어학 공부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강 박사는 103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어학공부를 친구로 여겼다. 이처럼 자기 계발은 마음먹기에 따라 상한선이 없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능력을 보는 것은 언제까지라도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진지한 여가, 삶의 격을 높이는
여가의 기술
강석규 박사처럼 여가를 활용해 자기 계발을 하고 성취감을 얻는다면 삶의 질은 물론 만족도도 높아진다.
이러한 사례는 여가학 연구 이론 중 하나인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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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여가학자인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로버트 스테빈스 교수는 여가를
‘일상적 여가’, ‘프로젝트형 여가’, ‘진지한 여가’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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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여가는 TV 보기와 산책, 낮잠 등 기술이나 지식이 없이도 단기간에 휴식과 재충전, 즐거움 등의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여가 활동이다. 프로젝트형 여가는 결혼식, 생일 파티 등이다. 반면 진지한 여가는 특수한 기술과 지식, 경험이 필요한 활동이다. 비록 직업은 아니지만 장기간의 노력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으며, 성취감ㆍ자기만족ㆍ자아실현이 보상으로 따라온다.

또한 여가 활동 참여자들과 공동체 정신을 형성하기도 한다. 여가 활동 중에서도 기술이 필요한 스쿠버다이빙, 악기 연주, 외국어 공부, 수공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찍부터 진지한 여가 활동을 즐기고 전문 기술과 경력을 쌓는다면 제2의 직업으로 발전 가능성도 높고, 은퇴 후에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평생의 취미로 남는다.

이처럼 여가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은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것. 95세에 어학 공부를 시작한 고 강석규 박사처럼, 행복을 잡는 데 지금의 여가 시간을 투자해보자. 상상보다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올 것이다.
글. 이준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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