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1. 02. 03
주린이를 위한 강력한 무기
‘적립식 계속 투자’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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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무림의 세계에는 고수(高手)도 많고 각종 비기도 난무한다. 하지만 고수들의 비기를 일반 투자자, 그것도 경험이 많지 않은 '주린이'(주식+어린이=주식 초보자)들이 활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부도 해야 하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 엄청난 내공의 비기까지는 아니어도 간단한 원칙과 방법만 고수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없을까.

필자는 강한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어서 바쁜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편안한 방법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이 바로 '적립식 계속 투자'와 '자산 배분'이다.
적립식 투자로 시장에 머무르며 호기 노려야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03년인가, 2004년의 일이다. 당시는 1억 만들기, 3억 만들기 적립식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적립식 투자 방법이 대중적으로 확산됐던 시기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필자는 단 한 달도 적립식 투자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퇴직연금·연금저축계좌·개인퇴직계좌(ISA)·해외비과세펀드 등 세제혜택 투자 상품이 나오면 소액이라도 가입해서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더 여유자금이 생기면 적립금액을 높이거나 다른 주식형 펀드를 찾아 투자했다.

투자 펀드는 대부분 주식형 펀드를 선택했다. 채권형 펀드와 같이 변동성이 낮은 상품은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투자한 주식형 펀드도 국내 주식형 펀드, 중국 펀드, 글로벌 펀드, 아시아 지역 펀드 등으로 다양했다. 투자 기간도 일정치 않다. 3년 불입한 후 목돈을 만들어 다른 상품에 투자한 경우도 있고, 어떤 펀드는 10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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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펀드 투자로 대박이 났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대박을 노리면 개별 종목에 집중 투자 해야 한다.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처럼 여러 주식에 분산돼 있는 펀드 상품으로 대박이 나는 경우란 쉽지 않다(물론 최근에는 섹터 ETF들이 대박이 나고 있다). 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박 여부가 아니다. 얼마를 벌었는가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잃지 않고 적은 수익이라도 계속 쌓아갈 수 있느냐가 필자의 투자 목표다. 적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쌓아 가면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운 좋게 강세장을 만나면 한 번에 짭짤한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마다 수익률 스펙트럼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필자가 적립식 투자로 돈을 잃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땄다. 필자가 돈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비기를 갖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이면 플러스가 될 때까지 적립식 계속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것뿐이다. 2004년 차이나 쇼크, 2008년 금융위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큰 손실이 나서 속이 쓰리면 계좌를 보지 않았다.

적립식 투자의 요체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단 만기가 없다는 점이다. 저축과 달리 투자에는 만기가 없다. 내가 돈을 찾는 순간이 만기다.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플러스가 될 때까지 계속 투자하면서 버티면 된다. 둘째는 계속 투자다.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계속 투자'가 더 유용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큰 수익은 대개 강세장에서 나온다. 그런데 언제 강세장이 올지 알 수 없다. 뛰어난 분석 능력이 있다면, 매수·매도 시점을 잡을 수 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투자하면서 시장에 머무르며 좋은 시절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호시절을 아예 놓쳐 버리거나 급한 마음에 추격 매수를 했다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
목돈 만든 뒤 자산 배분하며 투자 지속해야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주식 투자 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기간의 2~7% 기간에 발생한다고 한다. 거꾸로 말하면 2~7% 기간에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면 80-90%의 수익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시장을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 계속 투자로 시장에 머무르며 2~7%의 시기를 기다리는 게 더 편안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적립식 계속 투자의 단점은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적립식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10만원을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1억원의 10만원과 100만원의 10만원은 영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정 금액이 쌓이면 그 때부터는 자산배분을 고민해야 한다. 적립식으로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은 자산배분하자는 것이다.

자산을 배분할 때,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것이 유망한 투자처다. 물론 유망 투자처는 중요한 문제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현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주린이들이 간과하는 것은 현금의 중요성이다. 생각해 보라. 내가 자산 배분해서 투자했는데, 한 달 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면? 정말 막막한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상황을 이용해 싸게 살 수 있는 천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금은 위기 발발 시 안전판이자 추가 매수 자금이기도 하다.

적립식으로 계속 투자해 목돈을 만든 후 그 돈을 자산 배분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필자가 지난 20여년 가까이 반복해 온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으로는 대박을 치지 못한다. 재수 좋으면 중박 정도는 가능한 거 같다. 필자는 중박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깨지지만 않으면 소박이라도 치는 걸 선호한다. 조금이라도 벌면 죽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적립식 계속 투자를 펀드나 ETF에만 적용할 필요는 없다. 직접 주식투자에도 가능하다. 우량주를 매월 일정금액으로 사들이면 된다. 주가가 하락하면 자연스레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손실이 났다고 무서워할 필요란 없다. 물론 부도 나지 않아야 하고 돈을 잘 버는 기업으로 투자대상을 한정해야 한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같이 현금 흐름이 나오는 자산도 좋은 적립식 투자의 대상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목표 배당 수익률을 정해 놓고 가격이 하락할 때 마다 사서 모아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코노미스트
글.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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