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20. 12. 14
자연의 편안함을
집 안으로
실내 공간, 자연과 가까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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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집 안으로 들이려는 사람이 늘면서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끼게 하려는 트렌드가 강해졌다.
정원 가꾸기부터 가구 선택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함께하는 주거 공간의 경향을 알아본다.
자연을 품은 실내 공간
팬데믹 이래로 실내 공간에 자연을 들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 이는 자연을 직접 찾아가 즐기지 못하는 대신 실내에서라도 자연을 느끼려는 심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집에서 자연을 즐기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영국 AO 리테일의 조사에 따르면 60%가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정원 가꾸기를 즐긴다고 한다. 또 45%가 코로나19 시대에 정원을 가꾸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식물 가꾸기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취미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해외에서는 제1·2차 세계대전이나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자급자족을 위한 가드닝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외국에서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의 종자 판매량이 급증하고, 집에서도 주로 섭취 가능한 식물을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집 안에서 편안함을 즐기고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한 성격의 가드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실용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허브 종류나 재배하기 손쉬운 채소를 키우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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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식물을 매달아 키우는 행잉 플랜트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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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작은 식물 세계를 만들 수 있는 테라리엄
작은 정원 플랜테리어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집 안에 들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야 하는 전문적인 가드닝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쉽게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파트 생활이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베란다를 실내 정원으로 가꾸는 경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랜테리어에도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플랜테리어란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흔히 쓰는 표현이다. 플랜테리어로 자연을 즐기는 경우, 간단한 화분을 키우는 방법 이외에도 공중에서 식물을 키우는 형식의 행잉 플랜트, 벽을 꾸미는 리빙 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테라리엄 등의 방법이 있다.
행잉 플랜트는 사실 화분을 공중에 걸어놓을 뿐 관리는 다른 식물과 똑같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간단하게 물만 주면 되며 흙이 필요 없이 공기 중에서 자라에어플랜트라고 불리는 틸란드시아속 식물도 실내에서 많이 키우는 추세다.
하나의 식물 생태계를 만드는 테라리엄은 아쿠아리움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테라리엄은 오랜 시간을 배 위에서 보내야 하는 선원들에게 위안을 주는 용도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귀족들의 취미로 확장되었고 오늘날 인테리어의 한 분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생각보다 유지가 쉽지 않아서 어떻게 보면 난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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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월은 공간이 넓은 공공장소에서 예술적 형태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집에 설치할 때는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리빙 월이라는 형태로 집 안에 수직 정원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수직 정원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전문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집 안에 넓은 공간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도해볼 시도할 만하다.
음식에도 마리아주mariage, 마실 것과 음식의 조합가 있듯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울 때도 마리아주가 필요하다. 집 안에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있다면 그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식물은 피해야 한다. 최근 널리 유행하는 몬스테라의 경우 개와 고양이 모두 먹었을 때 위험성이 높은 식물이다. 미국 ASPCA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동물학대방지협회 웹사이트에서 위험성 있는 식물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게 좋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활 공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런 이해는 공간 배치를 다시 해서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변화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식물 키우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치료하는 원예 치료라는 분야도 있을 만큼 식물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영국 브리스틀 연구 팀에 따르면 토양 속 미생물이 세로토닌을 더 많이 만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 농촌진흥청 연구에서도 식물을 키우는 것이 우울감 해소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자연을 닮은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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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미드센추리 모던 가구.
본격적인 대량생산이 시작되기 전인 20세기 중반의 장인 정신과 모더니즘 디자인이 만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집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려면 모든 것이 서로 어우러지는 가구와 식물의 선택이 꼭 필요하다. 팬데믹 이후 필요한 인테리어 스타일링이라면 아무래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재질보다는 나무로 된 가구로 안정감과 따스함을 전해줘야 할 것이다.
나무로 된 가구는 시각적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만졌을 때 느껴지는 촉감의 즐거움도 있다. 또 오래된 좋은 나무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은 집 안 분위기에도 한몫한다.
이러한 스타일을 과거에는 북유럽 스타일이라 했는데, 요즘은 그보다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따르는 추세다. 북유럽 스타일이 북유럽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하면서 생겨난 용어라면 요즘은 미드센추리, 즉 20세기 중반 디자인의 황금기에 등장한 다양한 스타일을 집 안에 들이는 것이 트렌드라고 하겠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가구는 나무의 질감을 살리기 보다 닦기 편하고 관리가 쉬운 반짝거리는 광택을 입히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런데 그런 가구를 들인 공간은 자연스러움이나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다. 또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가구로 가득 찬 집은 마치 모델하우스같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테리어를 약간의 식물과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가구 등으로 보완한다면 충분히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요즘은 모든 면에서 자연을 추구하는 것이 트렌드다. 음식도 자연 상태에서의 특징과 맛을 잘 살린 조리법이 유행이고, 패션 역시 과장되거나 인위적인 스타일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주거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움이 대세인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러움은 개성과도 통한다. 식물은 풀 하나, 나무 하나 똑같은 것이 없지 않은가. 편안함과 나다움을 추구하는 이런 트렌드는 한동안 우리 곁에 더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글. 허수돌 컬렉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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