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20. 12. 01
방에서 누리는
시각적 황홀함
온라인으로 만나는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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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로 전시와 공연, 강의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코로나19는 예술계에 위기를 안겨주었지만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다.
비대면 시대에 방으로 들어온 예술은 자가 격리로 인한 우울의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고 안목을 높여주는 새로운 창이 된다. 국경을 물리적으로 넘어서지 못해도 세계의 아트 페어, 미술관과 박물관, 예술 강의실 그리고 공연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바야흐로 ‘방구석 문화 생활’ 시대다.
스위스 바젤에 본거지를 둔 아트 바젤은 프랑스 파리의 피아크FIAC, 영국의 프리즈 런던과 더불어 세계 현대미술계 3대 아트 페어art fair, 미술 견본 시장로 통한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아트 바젤 홍콩, 6월 아트 바젤 스위스가 취소된 데 이어 12월에 열리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역시 무산됐다. 대신 홍콩과 스위스 아트 바젤은 ‘온라인 뷰잉 룸OVR’으로 대체했다.
코로나19는 아트 페어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도 문을 닫게 만들었다. 그 가운데 미국의 전자 제품 제조 회사 애플이 지난 3월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내부 모습은 큰 호응을 얻었다. 아신야곡이 연출한 5시간 19분짜리 영상을 통해 약 600점이 전시된 45개 홀을 꼼꼼히 둘러볼 수 있다. 애플이 자사 스마트폰 홍보를 위해 만든 영상이지만 렘브란트, 루벤스 등의 그림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황홀하다. 10월 5일 기준 97만 뷰를 기록했다.
10월 18일까지 영국 런던의 왕립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고갱과 인상파 작가들>전도 볼만했는데, 이는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을 중심으로 한 전시였다. 국내 온라인 전시로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월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개막을 유튜브 생중계했는데 약 80분 동안 1만여 명이 지켜봤다. 카우스Kaws는 코로나19 시대에 중요한 작가다. 그는 지난 3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예술 플랫폼 ‘어큐트 아트’와 협업, 자신의 작품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익스팬디드 홀리데이Expanded Holiday’를 론칭했다. 일정 금액을 내면 애플리케이션에서 그의 작품의 가상 이미지를 짧게는 24시간 동안 소장할 수 있다.
지난 9월 온라인에서 문을 연 버추얼 온라인 뮤지엄 오브아트Virtual Online Museum of Art, VOMA는 완전한 가상 형태의 첫 박물관이다. 온라인 게임처럼 관람객이 가상 박물관을 360도로 돌아다니는 식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홈페이지에서 VOMA 무료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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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내부 모습. 애플 유튜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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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미술관’ 온라인 중계.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사진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미술과 강의 시장
코로나19는 미술 시장에서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울옥션은 올해 홍콩 오프라인 경매가 취소되자 세계적 아트 플랫폼 아트시Artsy와 함께 글로벌 온라인 경매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케이옥션도 지난해까지 두 달에 한 번씩 열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를 코로나19 이후 횟수를 늘렸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온라인 거래액은 132억원 규모로 작년 상반기 127억원보다 5억원이 늘었다. 코로나19는 미술 구매 형태의 변화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림 공동 구매’가 그 예다.
거액의 그림을 점 단위가 아닌 조각 단위로 쪼개 구매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돈을 합쳐 구매하니 천경자, 김환기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도 (공동 소유지만) 살 수 있다.
온라인 미술 구독 플랫폼 ‘백그라운드 아트웍스BGA’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작품과 함께 관련된 에세이를 온라인으로 받아보고 감상하며 정신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대중 공개 강좌를 가리키는 무크MOOC가 다시 뜨고 있다. 예술 관련 소양을 편하게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3대 무크로 통하는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유다시티Udacity는 대학 간 협업을 통해 수준 높은 강의를 선보인다. 교육부 산하 공공 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2015년 처음 선보인 한국형 무크 ‘케이무크K-MOOC’에 대한 주목도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도 질 높은 온라인 강좌를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강의계의 넷플릭스’로 통하는 미국 교육 기업 ‘마스터 클래스’가 대표적인 예다.
유료 온라인
공연 시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악영향을 받고 있는 공연계의 현재 화두는 유료다. 상반기에는 관객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무료 온라인 공연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리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료는 공연계 생존의 정답이 아니다. 공연계가 참고하는 형태는 K팝의 유료 온라인 공연이다. K팝은 세계 대중음악계 온라인 유료 공연의 선두 주자로 통한다.
서울예술단이 지난 9월 말 네이버TV를 통해 <잃어버린 얼굴 1895>를, EMK뮤지컬컴퍼니가 10월 초에 네이버 브이 라이브를 통해 뮤지컬 <모차르트>를 각각 유료 스트리밍했다. 온라인 관람권은 2만~3만원 선. 공연장 VIP석이 10만원을 훌쩍 넘는 데 비해 비교적 저렴했다. 객석에서 보기 힘든 시점, 선명도가 높은 화질을 제공해 만족도가 높았다.
공연 장르 중 가장 상업성이 짙은 뮤지컬 공연 제작사들은 유료 온라인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예매를 시작하면 바로 표가 매진되는 것으로 유명한 뮤지컬계 스타들의 공연도 온라인 중계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견해다.
마니아가 분명한 클래식 공연도 온라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최근 유튜브로 무료 중계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듀오 공연 동시 시청자 수는 5,000명 가까이 됐다. 지난 3월 독일 베를린 텔덱스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듀오 콘서트 영상은 약 1만원을 내야 했음에도 900명 이상이 연주를 지켜봤다. 무료로 디지털 콘서트홀을 열었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아시아 클래식 마니아들의 유료 가입자가 늘어 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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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아트바젤 애플리케이션
02
아트테크 홈페이지
03
조성진 괴르네 온라인 콘서트 (독일 오발미디어 스트리밍)
글. 이재훈 <뉴시스> 편집국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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