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19. 03
그 섬에
가고 싶다
언제든,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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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본 섬, 하와이.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은 지상 낙원, 휴양지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하지만 유명 여행지는 관광객으로 넘쳐나니, 프라이빗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특별한 코스가 필요하다.
하와이에 사는 여행작가가 현지인이 즐겨 찾는 명소를 소개한다.
바다만큼 멋진 비경, 보태니컬 가든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내리면 제일 먼저 하와이식 환영 인사가 기다리고 있다. 레이(꽃목걸이)를 손에 들고 저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 진한 플루메리아꽃 향을 느끼며 공항을 빠져나오면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하와이의 파란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E Komo Mai, Aloha Island. 하와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싶다면 보태니컬 가든을 방문해보자. 하와이 하면 비치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와이의 산과 숲에서 생각지 못한 감동을 받게 된다.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웅장한 산, 조용한 숲길과 그 가운데 만나는 호수. 모든 것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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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에서 30분가량 달리면 나오는 카네오헤 지역에
위치한 호오말루히아 보태니컬 가든 Ho’omaluhia Botanical Garden
사진가들이 좋아하는 식물원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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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호오말루히아 보태니컬 가든.
특히 입구는 식물원을 오가는 차량들 때문에 ‘촬영 불가’임에도 너무 아름다워 도둑 촬영이 종종 이뤄지는 곳이다(꼭 입구가 아니더라도 곳곳에 촬영하기 좋은 스폿이 많은 식물원이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장엄하고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는 것. 게다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가든 내 총 8군데에서 캠핑도 가능한데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호수에서 낚시 이벤트도 열리는데 선착순으로 대나무 장대를 대여한다.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는 놓아주어야 하지만 물고기가 커서 강태공의 손맛을 느끼는 데 충분하다. 입장은 무료다.

와이키키에서 차량으로 15분 정도 소요되는 마노아 폭포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개인 소유의 열대우림 정글로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마노아 폭포 트레일 입구에서 시작해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등산로 끝에서 폭포를 만날 수 있다. 폭포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산행길은 왕복 2시간 남짓 걸리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마노아 폭포 트레일과 맞닿아 있는 리온 아버리텀 보태니컬 가든은 여행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이지만 이곳 역시 놓치지 말자. 큰 힘 들이지 않고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두 곳 모두 입장은 무료이며, 주차는 1회 5달러. 근처에 레스토랑Tree Tops도 있어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도 좋다.
정글, 폭포 그리고 하와이 전통문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와이메아 밸리Waimea Valley를 추천한다. 오아후섬 북쪽에 자리한 식물원으로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5000여 종의 다양한 하와이 토종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와이 원주민이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레이(꽃목걸이), 장신구를 직접 만들고 있는 장인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하와이의 문화와 자연을 보존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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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폭포는 하와이의 울창한 열대우림 정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종교적으로도 신성하게 여겨 숲길을 걷다 하와이의 오래된 유적을 마주하면 숭고한 기분마저 든다. 방문자 센터를 지나 약 30~40분 정도 포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13m가 조금 넘는 와이메아 폭포를 마주할 수 있다. 도보가 불편한 이들은 버기를 타고 식물원을 둘러볼 수 있다(버기 편도 8달러, 왕복 12달러, 입장료 16.95달러). 여행자들이 와이메아 밸리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 폭포에 있다.

거대한 폭포 아래에서 수영을 즐기는 자유를 만끽하기 위한 것. 구명조끼는 공원 관계자에게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며 근처에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여름 콘서트나 보름달을 보며 걷는 문워크&디너 뷔페 이벤트 등 문화 행사도 다양하다. 보태니컬 가든을 둘러보는데 거창한 준비물은 필요 없다. 편한 운동화, 물 한 통만 있다면 식물원에서의 휴식은 완벽하다. ‘힐링’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곳에 오면 목적 없이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된다.
파도와 어울리는 맥주
꾸미지 않은 순수한 하와이를 마주하고 나면 갑자기 갈증이 밀려온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코나 브루잉 컴퍼니는 용암에서 얻은 천연수로 만든 맥주로 유명하다. 총 14종류가 있는데 그중 빅 웨이브는 열대성 홉의 향기를 지닌 가벼운 골든 에일이며 롱보드는 전통적인 라거 스타일로 둘 다 목넘김이 부드러워 인기가 좋다. 하와이 전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생맥주로 마시고 싶다면 호수를 끼고 있는 조용한 마을, 하와이카이로 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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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 살몬포케는 연어를 양념에 버무린 것이다.
참치, 문어 등 다양한 재료로 포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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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과 패들보드는 온 몸으로 하와이의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코나 브루잉 컴퍼니라는 이름의 다이닝 펍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호숫가 뷰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하와이 사람들에게 맥주는 단순한 알코올이 아니라 갈증을 해소해주는 시원한 음료다. 때문에 컵에 얼음을 넣고 맥주를 부어 희석시켜 마시는 이들도 종종 있다. 최근 들어서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등장했다. 와이키키 비어, 알로하 비어 등 이들은 자신만의 맥주 브루어리를 가지고 펍을 운영한다.

펍들은 와이키키에서 멀지 않은 카카아코에 있으며, 최근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지역으로 펍 이외에도 카페와 맛집 등이 모여 있다. 곳곳에 독특한 벽화가 인상적인 동네다. 맥주와 함께 즐겨 먹는 하와이식 안주로는 ‘아히포케’가 있다. 하와이어로 아히Ahi는 참치, 포케Poke는 무침이란 뜻이다. 참치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간장과 참기름 등 양념을 넣어 버무린 아히포케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양념에 고추냉이를 넣거나, 참치 대신 연어나 문어를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가장 맛있는 포케 식당을 꼽으라면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내 ‘푸드랜드’ 포케 코너가 정답이다. 중간에 바 형식의 테이블에서 맥주 한잔을 주문하고 포케를 곁들이면 좋다. 하와이 현지인들이 퇴근 후 포케를 즐기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와이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비치
바다를 좋아하는 이도, 그렇지 않은 이도 결국 하와이에 오면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를 꼽으라면 현지인이 아끼고 사랑하는 라니카이Lanikai 비치다. 현지인들의 강력한 요구에 관광차가 진입할 수 없으며 상업적인 용도로 그 어떤 촬영도 허가되지 않는 곳. 도로 갓길에 잘못 주차했다가는 견인되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매일 여행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 걷기좋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하늘이 준 선물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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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와이키키 비치는
하얏트 리젠시 등 고급 호텔이 즐비해 숙박과 관광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와이키키 비치의 매력을 빼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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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카이 비치가 카누를 타기 좋은 잔잔한 바다라면,
와이키키 비치는 파도에 몸을 싣고 서핑에 도전하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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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을 풍경,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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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카이 비치는 하와이 현지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변으로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해가 지는 바다다. 오후 5~6시가 되면 알라모아나 비치 파크에 조깅하러 오는 사람들의 마지막 코스는 언제나 해변가에서 바라보는 석양이다. 일몰은 순식간이다. 이때를 위해 곳곳에 자리를 잡는다. 웨딩 촬영을 준비하는 커플도 곳곳에 눈에 띈다. 시작은 아름답고, 끝은 아쉽다. 인생이나 결혼처럼 해넘이도 마찬가지. 하루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소소한 기쁨은 찰나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 한 달쯤 이곳에서 온전한 휴가를 만끽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오아후도 좋았지만,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라나이나 카우아이도 궁금해진다. 자, 다음에는 어디로 떠날 것인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새로운 여행 계획을 구상하며 가슴이 설렐 것이다.
글/사진. 이미정
하와이에 살고 있는 여행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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